박상엽 대표 "컬렉팅을 혁신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구축"
K팝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포토카드 시장을 혁신적인 방식으로 공략해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전 세계 K팝 팬들의 포토카드 거래를 지원하는 '포카마켓'을 운영하는 인플루디오(대표 박상엽)가 바로 그곳이다. 2020년 창업 이후 6년 차에 접어든 인플루디오는 회원 수 150만 명, 월 방문자 70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상엽 대표는 "인류의 DNA에는 무언가를 모으려는 본능이 있다"면서 "인플루디오는 K팝 팬들의 수집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포카마켓: 금 거래소와 같은 포토카드 거래 플랫폼
인플루디오의 '포카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과는 차원이 다르다. 인플루디오의 혁신은 사용자들의 중고거래를 연결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도의 기술을 접목하고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박상엽 대표는 이를 금 거래소에 비유했다.
박 대표는 "포카마켓은 전 세계 K팝 팬들이 사용하는 포토카드 컬렉팅 플랫폼"이라며 "인플루디오는 '인벤토리'라는 물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카드를 '포카마켓' 금고에 맡겨두면, 카드에 대한 권리만 거래하는 방식이다. 금 거래소처럼 실물 금이 중앙에 보관돼 있고 금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현재 포카마켓은 30만 종 이상의 카드를 거래하고 있으며, 희소한 카드는 40~50만 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중앙화된 시스템은 수십, 수백 장을 한 번에 거래하는 포토카드 시장의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한다.
무엇보다 포카마켓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포토카드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 하나의 금융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히 다루는 박상엽 대표와 인플루디오 직원들의 진정성이 통했다는 평가다.
◆포카 에셋 중심의 4개 사업
인플루디오는 포카마켓 운영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며 K팝 팬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화하고 있다. '포카 에셋'을 중심으로 한 4개의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포카 에셋은 포토카드의 데이터베이스, 물류 금고에 보관된 카드, 그리고 유저들의 트래픽을 아우르는 핵심 자산이다.
박상엽 대표는 "포카 에셋을 중심으로 국내 플랫폼, 글로벌 플랫폼, 오프라인 플랫폼, 그리고 B2B 플랫폼 이렇게 4개의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각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첫 번째는 국내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다. 한국 사람은 대부분 카드를 팔기 위해, 해외 이용자들은 주로 구매를 위해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중간에서 크로스 보더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플랫폼인 '포카스팟'으로 홍대와 명동에 직영 매장 형태로 운영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연간 14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약 10%인 140만 명이 케이팝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타깃으로 포토카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 있는 프리미엄 숍을 운영하는데 그것이 바로 포카스팟이다.
박상엽 대표는 "포카스팟의 특징은 태블릿 PC를 이용한 카탈로그 시스템"이라면서 "태블릿 PC로 약 300만 개의 재고를 브라우징하고 주문하면 연계된 장소에서 3시간 후에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B2B 플랫폼인 '포카B2B'는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포토카드의 시장성을 알고 있는 사업자들에게 커스터마이징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이베이, 일본의 메르카리, 영국의 HMV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50개 이상의 중소규모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포카 NFC' 사업부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포토카드가 K팝에서 시작했지만, K팝을 떼고 보면 하나의 좋은 하드웨어 시스템이 될 수 있다. KBO 같은 스포츠나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의 포토카드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카드 진위 판별 등 고도의 기술력 강화
박상엽 대표는 인플루디오의 서비스가 강력한 기술력으로 뒷받침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에서 카드의 진위를 판별하고, 30만 종 이상의 카드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 기술은 대기업도 쉽게 구축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80~90%가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높은 리텐션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기술 덕분이다.
실제 외부평가도 좋다. 인플루디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지원하고 한양대학교가 주관하는 '2024년 창업중심대학' 창업기업으로 선정됐다.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23년 59억 원, 2024년 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 30%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억 원으로, 매출이 거래 수수료가 전부라는 점에서, 매출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상엽 대표는 위버스, 디어유 같은 커뮤니티 소통 앱들의 MAU가 1500만 명 수준인 것에 비해 인플루디오는 아직 10배 이상의 성장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인플루디오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한국이 K팝의 종주국이라는 이점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박상엽 대표는 "K팝 포토카드는 한국이 종주국이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K팝 팬덤은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이 10배 정도 크다고 추산되는데, 이는 인플루디오에게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인플루디오의 중장기 비전은 컬렉팅 문화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다. 박상엽 대표는 "회사의 미션은 '컬렉팅을 혁신하자'"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K팝 팬들이 포토카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가 되고 싶고, 더 나아가 포토카드라는 것 자체와 동의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K팝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K팝의 세계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인플루디오가 컬렉팅 문화의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